태조 이성계에서 브레인 정도전이 있었다면, 태종 이방원에게는 브레인 하륜이 있었다고 이야기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하륜은 끝까지 태종을 보필한 최고의 두뇌였습니다. 오늘은 태종 이방원과 하륜의 환상 조합에 대해 이야기해 보겠습니다.
드라마 태종 이방원에서보 보면 하륜의 역할은 남성진 배우가 맡게 됩니다. 하륜이라는 인물은 원래 매우 지적이고 야망이 크지만, 간혹 부정과 비리를 저지르기도 하지만, 태종 이방원이 모두 감싸주고 끝까지 함께한 인물로 알려져 있습니다.
1. 하륜이 태종 이방원과 결탁한 배경
하륜은 수재 출신으로 13세에 진사시에 합격하고 18세에 문과에 급제하여 동년배 중 출세가 빨랐습니다. 그런데, 이성계의 위화도 회군 후 전라도 순찰사로 있으면서 중앙 정계에서 빗겨 나 있었습니다.
그에 반해, 자신의 선배였던 정도전은 이성계의 전폭적인 신임을 얻어 조선 초기 정국을 좌지우지하고 있었습니다. 하륜은 어떻게든 중앙 정계로 진출하고 싶었습니다.
그러다가 그가 태조 이성계에게 관심을 받게 된 사건은 수도 천도 사건입니다.
당시 계룡산으로 수도 천도를 준비하고 있던 이성계에게 해당 지역이 도읍으로 적절치 않다는 간언이 받아들여지면서 주목을 받기 시작합니다. 하지만, 대안으로 추천한 도읍지인 무학 천도론이 정도전에게 막혀 묵살되면서 좌절을 맛봅니다.
결국 하륜은, 정도전을 뛰어넘지 못하면 자신의 앞길을 개척할 수 없겠다고 마음먹고, 정도전과 태조 이성계 조합을 누를만한 대안을 찾기 시작합니다.
명분과 능력면에서 두루 역량을 갖추고 있었던 태종 이방원에게 하륜이 먼저 찾아간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닐 것입니다. 하륜도 정도전 못지않은 수재이면서 지략가였으니까요.
이방원 또한 하륜과 같은 우수한 인재를 모으고 있었습니다.
왜냐하면, 이방원 또한 하륜과 같이 태조 이성계를 넘지 못하면서 자신의 야심을 달성할 수 없었으니까요. 배다른 동생 방석에게 세자의 지위가 돌아간 것도 불만이었고, 정도전과 같은 공신 세력이 과도한 권력을 행사하는 것도 불만스러웠으니까요.
하지만, 세자 책봉과 공신들의 전횡은 모두 태조 이성계의 절대적인 신뢰 없이는 불가능한 일이었기 때문에 이방원은 어쨌든 태조 이성계에게 대항할 세력을 모아야 하는 형편이었습니다.
어쩌면, 태종 이방원과 하륜의 조합은 그 시대 그 상황이 이끌어준 환상적인 조합이 아니었을까 합니다.
태조 이성계와 정도전의 조합이 이상적인 국가건설을 위해 뭉쳤고, 국가 기틀을 잡는데 노력했는데, 태종 이방원과 하륜의 조합은 세속적인 본인의 야망을 위해 뭉쳤다는 것도 대비되는 점입니다.
2. 하륜이라는 인물에 대한 평가
하륜은 일처리가 매우 빠른 만큼 주변의 비난도 많은 받은 인물입니다. 태종은 조선의 기틀을 세운 임금이었는데, 그 각종 정책은 모두 하륜이 입안을 하였고, 그에 의해서 실행되었습니다.
태종의 장인인 민제도 하륜을 태조 시대의 정도전과 비유했는데, 사실 임금과 관계, 했던 역할을 보면 모두 비슷했으니까요. 하지만, 민제는 약간 부정적인 의미로 하륜에게 경고를 했지만, 하륜은 그 경고를 무시했죠.
하륜은 일도 잘했지만 재물도 잘 모았습니다. 그의 인척과 측근들은 백성을 동원해 땅을 간척하고 그 땅을 본인 소유로 만들기도 했고, 노비들에게 벼슬을 팔아먹는다는 비난도 받았습니다.
다른 정승들은 모두 부패한 하륜을 벌주자고 간청했지만, 그때마다 태종 이방원이 막아 주었습니다. 여기서 태종 이방원의 성격을 알 수 있는데, 태종은 공신들에 대한 부정부패는 어느 정도 눈을 감아주었습니다.
태종이 가장 싫어하는 것은 본인에게 충성하지 않는 것이지 그 외에는 어느정도 여유를 두고 신하들을 관리했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신기한 것은 하륜은 몇 차례 태종에 대한 불충 사건에 연루되어 큰 위험이 있었지만, 태종이 이를 모두 감싸고 봐주었다는 것입니다.
토사구팽이라고 사냥이 끝난 사냥개는 죽이기 마련으로, 태종도 자신에게 위협이 될만한 신하들은 모두 정리를 했습니다. 사실 왕권강화를 추진했던 태종의 마음을 읽지 못해 죽은 사람은 부지기수입니다.
이처럼 하륜은 롤러코스터 같은 정치사건들이 난무하는 조선 초기 시대에 영화를 누리다가 천수까지 살다 간 사람입니다. 하륜은 70세에 세상을 떠났습니다.
3. 태종 이방원이 하륜을 끝까지 감싼 이유
태종 이방원은 임금 자리를 위해 가족, 형제, 자신을 믿는 신하들까지 모두 죽였던 인물입니다. 좋게 표현을 하자면, 목적 달성을 위해 무력과 전략을 겸비했고 때를 기다릴 줄 아는 편이었습니다.
그랬던 태종 이방원이 하륜을 끝까지 챙겼던 이유는 무엇이었을까요?
분명 하륜은 수완이 뛰어나고 일을 잘하는 신하인 것은 분명했습니다. 하지만, 하륜은 두루두루 평판이 좋은 신하는 아니었던 것 같습니다.
실제 실록에 나온 하륜은 지혜와 능력이 뛰어나지만, 재물 욕심도 많고, 응큼한 인물로 표현되어 있습니다. 태종 또한 그의 인물됨을 모르지 않았을 것입니다.
어쩌면 태종 입장에서는 하륜과 같은 타입의 신하가 다루기 더 편했을 수 있습니다.
하륜의 여러 가지 허물을 꽉 잡고 있으면서 자신의 눈치를 잘 살펴서 살아가는 하륜이 다루기 쉬운 도구였을 것입니다. 물론 능력도 뛰어났으니 국가를 경영하는데 최대한 그의 능력을 끌어다 쓰고 싶었을 것입니다.
또 한 가지, 하륜은 태종 본인보다 20살이나 나이가 많았기 때문에 덜 위험하다고 판단했을지도 모릅니다. 하륜은 이러한 태종을 위해 태조실록 편찬까지 주도합니다.
태조실록에 보면, 태조 이성계는 전장에서는 매우 뛰어난 무장으로 그리고 있지만, 정치적인 측면에서는 상대적으로 겸손하고 약간 우유부단한 모습으로 그려져 있습니다.
아마도 이것은 하륜이 태종과 본인을 돋보이게 하기 위해 약간 악마의 편집을 한 것이 아닌가 합니다. 태종의 스토리가 사실 아름다운 스토리가 아니었기 때문에 하륜이 더 신경 쓴 것이겠지요.
태종 이방원도 이러한 하륜을 나쁘게 보지 않은 것 같습니다. 끝까지 내치지 않고 하륜이 죽을 때까지 함께 했던 것을 보면 말입니다.
드라마 태종 이방원을 보면서 하륜 대감이 나올 때 이러한 내용을 미리 알고 보면 좀 더 입체적으로 인물을 이해할 수 있을 것입니다. 박시백의 조선왕조실록은 사극을 볼 때 도움이 참 많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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