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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 서평

내가 죽으면 사람들이 어떻게 생각할지 생각해 본 적 있나요?

by 월리만세 2022. 6.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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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만 그런 생각을 해 봤는지도 모르겠지만, 혹시 내가 죽으면 남들이 어떻게 생각할까 고민해 본 적 있으신가요? 반대로 나와 인연이 있는 사람이 세상을 떠났을 때 정말 순수한 마음으로 슬퍼했었는지, 그의 죽음에 대해 어떤 생각이 들었는지 생각해 보면 비슷할 것 같습니다.  

 

 

 

1.  톨스토이의 이반 일리치의 죽음

 

톨스토이도 그런 상황에 대해 궁금증을 느꼈는지 꽤 공감할 수 있는 소설을 썼습니다. 먼저 간략한 책의 줄거리를 살펴보시면 바로 이해가 되실 것입니다. 

 

이반 일리치가 죽고 회사 동료들은 그의 부고를 받습니다. 이반 일리치는 판사였는데, 평소 가까웠던 동료 판사들은 그의 죽음이 자신들의 승진과 전배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계산을 합니다. 

 

가까운 동료의 사망 소식을 들은 사람들은 죽은 것이 본인이 아니라는 것에 대해 안도감을 느낍니다. 

 

(톨스토이)

 

심지어 이반 일리치와 가장 친했던 친구 뾰뜨리 이바노비치는 문상 가는 것이 나을지 카드놀이를 하러 가는 것이 나을지 한참 갈등을 합니다. 죽음이라는 것은 이반 일리치에게만 일어난 특별한 사건일 뿐 나와는 전혀 관련이 없다는 듯이 생각합니다. 

 

이반 일리치의 죽음을 둘러싼 이해득실에 몰두하는 것은 그의 가족들도 똑같습니다. 이반 일리치의 미망인은 남편의 친구 뾰뜨리 이바노비치를 방으로 불러 남편이 판사인데 죽으면 국가에서 어떤 지원을 받을 수 있는지 묻습니다. 

 

그녀는 이미 연금과 관련된 세세한 사항을 모두 파악해 두었는데, 동료를 통해 좀 더 국가지원을 받을 수 있는 묘책이 있는지 물은 것이었습니다. 

 

약혼한 딸은 아버지의 죽음으로 자신이 파혼당하게 될 것을 걱정해 결혼을 서두릅니다. 유일하게 어린 막내아들과 하인 게라심만 이반 일리치의 죽음을 진심으로 슬퍼합니다. 

 

진심으로 그의 죽음을 슬퍼하는 사람이 있었음에도 이반 일리치는 극심한 고통 속에서 혼자 죽어갔습니다.  

 

 

 

2. 나는 어떠했을까?  

 

우리는 살면서 수없이 많은 부고 문자를 받습니다. 회사를 오래 다녔다면 특히 그런 문자를 더 많이 받게 됩니다. 회사의 시스템으로 직원과 직원 가족의 부고를 알려주는 시스템이 있으니까요. 

 

위에 이반 일리치의 죽음을 놓고 주변 사람들이 고민하는 것과 똑같은 생각을 했었습니다. 

 

장례식을 가야 할지 먼저 잡힌 약속을 가야할지 고민한 적도 있고, 나와 친밀도를 곰곰히 생각하여 장례식장에 가야할지 말아야 할지 고민한 적도 있습니다. 그가 느끼고 있을 슬픔과 무관하게.. 

 

심지어 조의금을 얼마를 해야 할지 몰라 주변 친구들에게 물어본 적도 있습니다. 죽음에 대한 슬픔보다는 다른 사람 보기에 이상하지 않을 정도의 사회적 예의를 차리기 위한 모습들을 보였던 것이죠. 

 

아직 가까운 가족이 돌아가신 적이 없어서 모르겠지만, 정말 진심으로 가족, 친지의 죽음을 슬퍼하게 될지 위에 이반의 가족처럼 그의 죽음이 내 생활에 미치게 될 영향을 걱정하게 될지 확신할 수 없었습니다. 

 

어린 자녀 둘과 배우자를 남기고 세상을 떠난 직원이 있었습니다. 나와는 관련이 없는 분이었는데, 부고가 돌아서 우연히 알게 되었습니다. 

 

다들 처자식을 남기고 사망한 것에 대해 안타까워했지만, 정작 그것이 본인이 아니었음을 안도했을 수도 있습니다. 만약 내 자녀와 배우자가 세상에 홀로 남겨졌다고 생각하면, 그런 생각만으로 끔찍했을 테니까요. 

 

어떻게 그렇게 남의 죽음에 대해 무관심하고 형식적, 업무적, 이기적으로 대할 수 있었는지 모르겠습니다. 그렇다고 죽음이 누구에게나 닥칠 수 있는 것으로 초연해야 한다고 생각할 정도로 해탈의 경지도 아닌데 말입니다. 

 

 

3. 내가 죽으면 주변 사람들이 어떻게 생각할까요?  

 

내가 죽었다고 다를 게 있을까요? 

 

내가 생각했던 것과 똑같이 주변 사람들도 생각할 것입니다. 누군가는 나와의 친밀도를 검토해서 조의금과 장례식에 올지 말지 고민할 것이고, 누군가는 부서 업무공백을 걱정할 수도 있고, 회사에서의 업무 배정이 늘어나지 않을까 불안해 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와이프는 어떻게 살아갈지 막막해 제가 남긴 보험금이나 회사 지원금을 서둘러 알아볼 수도 있을 것이고, 딸은 매번 용돈을 잘 챙겨주던 아빠가 사라져서 막막할 수도 있습니다. 물론, 저의 죽음에 대해 가장 슬퍼하는 것은 와이프와 딸이겠지만요. 

 

대부분 저의 죽음을 다른 사람의 죽음들처럼 객관적으로 바라볼 것이고, 그것이 본인의 죽음이 아닌 것에 대해 안도할 것입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사는 것이 좋을까요? 

 

살면서 남들이 나를 어떻게 생각할지, 내가 사회적으로 어떤 평가를 받는지 걱정하면서 사는 것이 맞을까요? 죽는 순간 정작 나는 모든 것을 기억할 수도 없고 이후에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확인도 못할 텐데 말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세간의 평가와 사회적인 지위 상승을 위해 노력하는 것이 어쩌면 시간을 보람되지 못하게 쓰는 것이 아닐까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내가 다른 사람의 죽음 볼 때 느끼는 그런 마음으로 다른 사람들도 나의 죽음을 바라보게 될 것이라는 생각은 실제 사건이 벌어졌을 때 크게 다르지 않을 것 같습니다. 

 

그만큼 인생을 사는데 나 스스로 후회만 없으면 되는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거창한 장례식도 필요 없고, 내 죽음을 널리 알려 나의 사회적 성공을 자랑할 필요도 없을 것입니다. 

 

내 인생, 내가 살고 싶은 대로 살다가 가는 것이 가장 행복할 것 같습니다. 무엇을 하든지 내 결정대로 말입니다. 남들 눈치 보고 사는 인생은 이미 충분하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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