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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과 금융

실손보험 청구간소화법으로 가장 이익을 많이 보는 쪽은?

by 월리만세 2023. 5.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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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실손보험 청구 간소화법이 국회 법안소위를 통과하고, 정부가 적극적으로 밀고 있어 본회 통과가 유력시되고 있습니다. 이 법안과 관련하여 의료업계, 보험업계, 고객 입장에서 득실이 무엇인지 알아봅시다.

 

 

 

1. 가장 반대가 심한 의료업계 

 

의료업계는 발등에 불이 떨어졌습니다. 14년이나 지지부진하던 법률이 급속도로 진행이 되는 것을 보고 깜짝 놀랐던 것 같습니다. 의료업계는 이 법령이 통과되어 발생할 병원 수입 감소를 크게 염려하고 있습니다.

 

외부적으로는 마치 소비자를 위하는 것처럼 스탠스를 취하고 있지만, 속내용을 들여다보면 모두 본인의 소득 감소를 걱정하고 있습니다. 사실 이 법안을 둘러싼 갈등은 모두 업계의 소득과 크게 연관되어 있어 다들 민감한 것입니다. 

 

먼저,

의료업계는 비급여 의료정보가 중개기관에 들어가는 것을 거부하고 있습니다. 현재 논의되고 있는 프로세스는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혹은 보험개발원에서 해당 병원의 의료정보를 모아서 보험사에 전달하는 것입니다. 

 

그 근거로, 비급여 항목을 중개기관에서 모두 들여다보는 것은 고객정보 유출의 우려가 있고, 고객정보에 대한 침해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사실상 병원에서 처방한 고가의 진료에 대한 정보가 공개되는 것을 꺼리는 것일 겁니다.

 

그래서, 최소한의 정보만 담을 수 있는 서식을 만들어 중개기관을 거치지 않고 병원에서 직접 보험사로 보내는 프로세스를 요구하고 있습니다. 그렇게 할 경우 의료업계에서는 전산개발과 인력이 더 많이 필요함에도 이 방법을 주장하는 것으로 보아 매우 절실하다는 것을 느낄 수 있습니다.

 

보험업계에서는 도수치료와 같은 병원마다 가격차이가 천차만별인 고가치료에 대한 세부정보가 공개되어 여론에 떠밀려 비급여 치료에 대한 가격결정권을 잃게 될까 두려워하는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모르긴 몰라도 도수치료가 병원 매출에 엄청난 기여를 하고 있다는 것은 누구나 알고 있으니까요. 

 

정리하면,

의료업계는 지금까지 실손보험 가입자 덕분에 부담 없이 고액의 처방을 통해 쉽게 매출을 올렸지만, 앞으로 제동이 걸리게 될 전망이라 침울한 분위기인 것 같습니다.

 

 

 

2. 전망을 밝게 보는 보험업계  

 

보험업계에서 보면 실손보험은 버리고 싶은 상품일 것입니다. 정부의 권고와 국민 복지차원에서 판매를 하고 있지만 손해율이 너무 높아 운영하는 회사입장에서는 적자만 내는 상품이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정부 눈치를 보면서 마음 놓고 보험료도 올리지 못하고 있으니 답답했을 것입니다. 

 

그런데, 실손보험 청구 간소화법을 통해 병원에서 어떤 병증에 대해 어떤 처방을 얼마에 치료했고, 얼마나 오랫동안 치료를 했는지 통계가 쌓이고, 특정인이 같은 병증으로 얼마나 고액의 치료를 반복하고 있는지 확인할 수 있게 되었으니 보험금의 누수관리를 개선할 수 있어 반기는 입장입니다. 

 

결국, 보험사는 이런 통계를 기반으로 실손보험으로 과도한 의료쇼핑을 하는 사람과 병원을 관리할 수 있게 되고, 상품기획을 할 때 보험료 산정과 보험금 지급기준 등을 더 세부적으로 고도화할 수 있어 지급금액을 통제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반대로,

 

청구가 편리해진 만큼 더 많은 사람들에게 실손보험금을 지급해야 할 수도 있습니다. 소비자연대에서 1,000명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47.2%는 실손보험을 한 번도 청구하지 않았는데, 그 이유로 서류를 받으러 병원에 방문할 시간이 없어서(47%)와 증빙서류를 보내는 것이 귀찮아서(24%)가 제일 많았습니다.

 

때문에 보험업계 입장에서는 이 법안이 보험업계에 득이 될지 실이 될지 고민이 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지금까지 의료업계에서 무리한 치료 처방을 하는 것에 대해 보험사는 그대로 돈을 지급해야만 하는 입장이었기 때문에 새로운 변화를 시도하는 입장에서 실손보험청구 간소화법을 바람직하게 보고 있습니다. 

 

분명, 과거에 비해 보험사에 다양한 빅데이터가 쌓일 텐데 어떤 방향으로 활용하게 될지 아직은 전혀 방향성이 세워진 것은 없습니다. 그저 앞으로는 병원에서 고액 처방을 남발할 수 없을 테니 반대급부로 보험사 쪽에서 이득이 되지 않을까 생각하는 것입니다. 

 

 

3. 고객에게 도움이 되는 법령일까요? 

 

실손보험은 국민건강보험에서 커버하지 못하는 비급여 항목을 고객 본인이 보험을 가입하여 대응하는 민영의료보험의 성격이 강합니다. 

 

때문에 가장 이상적으로 실손보험이 작동한다면, 실제로 살면서 다치거나, 아프거나 할 때 부담되는 병원비를 보전할 수 있고, 나이가 들어 자주 병원신세를 져야 할 때 병원비 걱정을 덜 할 수 있어야 합니다. 여기에 실손보험료가 갱신될 때 보험료 인상도 크지 않다면 금상첨화일 것입니다. 

 

하지만, 뉴스를 보면 실손보험을 가입하고 년간 억대에 가깝게 도수치료를 받거나, 백내장 수술을 하면서 값비싼 렌즈삽입술로 시력교정을 하면서 몇 천만 원대의 수술비를 보험으로 커버하는 등 과잉진료, 고가 의료쇼핑을 하는 사람들이 판을 치고 있습니다. 

 

덕분에, 전체 실손보험 가입자들에게 보험료 인상의 부담이 발생해 매번 갱신 때마다 보험료가 큰 폭으로 상승하고 있는 추세입니다. 

 

실손보험 청구간소화는 고객들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게 될까요?

 

일단, 귀찮게 병원에 가서 서류를 발급받거나, 서류를 스캔해 팩스로 보험사에 보내지 않아도 보험처리를 할 수 있기 때문에 보험처리를 귀찮아했던 분들에게는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또, 실손보험의 인상이 과거에 비해 약하게 이루어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왜냐하면, 보험사에서 각종 세부적인 통계를 가지고 병원과 과잉진료를 하는 계약자를 관리할 수 있어 누수되는 보험금을 막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반면, 걱정이 되는 점도 있습니다.

 

환자의 치료정보가 누적될수록 보험금 지급기준이 세분화되어 기존에는 받을 수 있었던 보험금도 지급이 거절되거나 감액이 될 수 있다는 점입니다. 소비자연대에서는 손해율이 높은 고령자에 대한 지급기준이 높아져 고령자들이 피해를 볼 수 있다는 점을 염려하고 있습니다.

 

제 입장에서 생각해 보면, 저는 실손보험 청구간소화법에 찬성하는 입장입니다. 

 

결혼해서 와이프와 제가 가입한 보험이 있는데, 의료보장보험과 실손보험이 통합된 상품이었습니다. 무려 15년간 가입을 하고 있는데, 3년마다 꼬박꼬박 보험료가 큰 폭으로 인상되어 지금까지 납부한 보험료만 3천만 원에 육박하고 있습니다. 

 

반면, 치료를 받은 적은 거의 없습니다. 저희 부부가 아직 건강해서 그렇겠지만, 나중에 나이 들어 병원신세를 많이 져야 할 때는 퇴직을 했을 가능성이 높은데, 지금과 같은 보험료 인상이 계속된다면 생활에 부담이 될 것 같았습니다. 

 

그래서, 저는 일반적인 계약자에게 피해를 주는 과도한 진료를 받는 사람들이 적절하게 통제되기를 바랍니다. 그렇다고, 보험사가 무리하게 관리를 하여 정말 아픈 사람이 보험혜택을 못 받게 하는 것도 바라지 않습니다. 

 

보험사들이 고객의 정보를 이용해 얼마나 현명하게 사용할지 모르겠지만, 긍정적인 변화가 생겼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이번 실손청구 간소화법으로 가장 혜택을 보는 주체는 보험업계가 아닐까 싶습니다. 그다음은 고객이 혜택을 보게 되지 않을까 합니다. 가장 손해가 큰 주체는 의료업계일 것입니다.

 

하지만, 의료업계가 지금까지 실손보험을 통해 이익을 많이 보았기 때문에 법령 개정을 계기로 원상 복귀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수많은 고객이 낸 보험료가 보험사를 거쳐 의료업계로 흘러들어 갔고, 이득을 본 사람은 보험계약자를 고객으로 많이 유치한 병원과 그런 병원을 다니면서 과도한 의료쇼핑을 즐긴 사람들이기 때문입니다. 

 

저도 허리 디스크로 도수치료를 두 번 받은 적이 있는데, 지인 소개로 갔던 병원에서는 1회 25만 원이었고, 집 앞에 있는 병원에서는 1회 8만 원이었습니다. 가격차이가 왜 심한지는 모르겠지만, 병원 마음대로 가격을 메기고 있다는 인상을 받았습니다. 

 

그리고, 병원에 따라서 보험사 제출서류를 떼는 데에도 1~2만 원씩 수수료를 받는 것도 마음에 안 들었습니다. 이런저런 이유로 저는 실손청구 간소화가 빨리 이루어졌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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